아내에게 쓴 편지를 부치려던 남성이 우표를 구하지 못해 1000원을 동봉해 넣었다가 우체국으로부터 감동적인 답장을 받았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감동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울산 사는 일용직 노동자라고 밝힌 작성자 A 씨(57)는 "3월 태안 화력발전소에 정비 공사를 하러 충남 태안에 올라온 지 한 달이 지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객지를 떠도는 직업이라서 몇 년 전 암 수술받은 아내 곁을 늘 떠나있다"며 "집사람 생일이라서 객지 생활하면서 편지라도 한 통 써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고 싶어 손 편지를 썼는데 요즘 우표 살 데도 없고 편지 보내기가 좀 어렵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여기는 시골이라 우표 살 데가 더욱 없었다"며 "차를 뒤적거려 아무 종이에다가 '우표 사서 접수를 부탁한다'는 메모를 쓴 뒤 1000원을 동봉해 우체통에 넣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메모에 '우편물 수거하시는 분께. 일요일이라서 우표를 못 사서 이렇게 1000원을 동봉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우편을 부칠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문제가 있으면 전화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쓴 뒤 전화번호를 남겼다.
이틀 뒤 A 씨는 우체국에 전화해서 편지가 접수됐는지 확인했다. 그는 "화요일쯤 우체국에 전화해서 확인하니 담당 직원이 친철하게도 잘 접수해서 보냈다고 하더군요.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만으로 고마움을 간직했는데, 오늘 퇴근하고 숙소에 와보니 잔돈을 동봉해서 제 앞으로 보냈다"며 우체국으로부터 온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 봉투 속에는 우체국 직원이 우표를 사고 남은 거스름돈과 구매 영수증이 들어있었다.
A 씨는 "우편을 보고 순간 '뭐지? 반송됐나' 하고 개봉했더니 우표 대금 430원을 제한 거스름돈 570원을 비닐봉지에 넣어서 제가 쓴 메모와 영수증과 함께 보냈더라"고 설명했다.
이에 A 씨는 "아주 감동적이었다. 정말 고맙게 일 처리를 해주신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남기고 싶었다"고 글 쓴 취지를 밝혔다.
이어 "아내와 연애할 때 편지를 많이 썼는데,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편지를 썼다"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겐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큰 감동이었다. 객지 생활하면서 피폐해진 마음이 확 풀어졌다. 태안 이원 우체국 칭찬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분 감사하다"며 "30년 만에 감동을 해본다"면서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글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에 이렇게 감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관련뉴스
